퇴직연금 DC형이나 IRP를 가지고 계신 분 중에 계좌를 열어본 지 몇 년 된 분이 많습니다. 회사가 알아서 넣어주니 신경을 안 쓰게 됩니다.
문제는 그 돈이 가만히 있으면 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DC형과 IRP는 본인이 굴리는 구조라, 지시를 안 하면 대기성 자금으로 남아 이자가 거의 붙지 않습니다.
이런 방치를 줄이려고 만든 것이 사전지정운용제도입니다. 흔히 디폴트옵션이라고 부릅니다.
한 줄로 말하면
내가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미리 골라둔 상품으로 자동 운용됩니다.
핵심은 미리 골라둔입니다. 금융회사가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가입자가 직접 하나를 지정해 둡니다. 그 지정을 안 해두면 자동 운용도 시작되지 않습니다.
자동으로 넘어가기까지 6주
바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 운용 지시 없이 4주가 지납니다.
- "디폴트옵션으로 운용된다"는 통지를 받습니다.
- 통지 후에도 지시가 없이 2주가 더 지납니다.
- 그때부터 디폴트옵션으로 운용됩니다.
합쳐서 약 6주입니다. 그사이 언제든 직접 지시하면 자동 적용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새로 가입한 경우는 다릅니다. 4주 대기 없이 바로 통지를 받고, 2주 안에 지시가 없으면 적용됩니다.
기존에 넣어둔 돈은 어떻게 되나
이미 예금 등으로 운용 중인 돈이 자동으로 옮겨지는 것은 아닙니다. 디폴트옵션은 지시가 없는 상태로 방치된 적립금에 적용되는 제도입니다. 만기가 돌아왔는데 아무 지시를 안 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어떤 상품이 들어가나
아무 상품이나 되는 것이 아닙니다. 고용노동부의 승인을 받은 상품만 디폴트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 유형 | 내용 |
|---|---|
| 원리금보장상품 | 예금, 이율보증형 보험(GIC) 등. 원금이 지켜집니다. |
| 펀드상품 | 법령에서 허용하는 유형의 펀드 |
| 포트폴리오형 | 여러 상품을 묶어 하나로 운용하는 방식 |
승인은 고용노동부 차관이 위원장을 맡는 심의위원회가 합니다. 승인된 상품은 3년에 1회 이상 정기평가를 받고, 기준에 못 미치면 승인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위험 수준이 나뉘어 있습니다
승인 상품은 위험 수준별로 구분돼 제시됩니다. 원금이 지켜지는 쪽부터, 수익을 노리되 손실 가능성이 있는 쪽까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참고로 퇴직연금은 원래 위험자산에 적립금의 70%까지만 넣을 수 있지만, 디폴트옵션 상품은 100%까지 운용할 수 있습니다. 승인을 거친 상품이라 예외를 둔 것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고위험 상품을 고르면 그만큼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어떻게 지정하나
| 절차 | |
|---|---|
| DC형 | 회사가 사업장에 적용할 방법을 정해두면, 근로자가 그중 하나를 고릅니다. |
| IRP | 금융회사가 제시하는 상품 중에서 본인이 직접 고릅니다. 회사가 관여하지 않습니다. |
지정은 퇴직연금 사업자(은행·증권사·보험사)의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합니다. 영업점 방문이나 전화로도 가능합니다. 지정한 뒤에도 언제든 바꿀 수 있습니다.
고를 때 기준
퇴직이 얼마 남았는지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 퇴직이 5년 안쪽이라면 — 원리금보장형 쪽이 무난합니다. 지금 손실이 나면 회복할 시간이 없습니다.
- 10년 이상 남았다면 — 위험을 조금 지는 쪽도 선택지에 들어옵니다. 다만 손실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 판단이 서지 않으면 — 낮은 위험 쪽을 골라두는 편이 낫습니다. 방치보다는 훨씬 낫고, 나중에 바꿀 수 있습니다.
수익률만 보고 고르지 마세요. 과거 수익률이 앞으로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내가 이 돈으로 언제 무엇을 할 것인지가 먼저입니다.
디폴트옵션에 맡겨도 확인은 하세요
자동 운용이라고 해서 손을 완전히 놓아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 1년에 한 번은 잔액과 수익률을 확인하세요.
- 수수료도 함께 보세요. 오래 쌓이면 차이가 큽니다. IRP 수수료와 계좌 이전에 정리했습니다.
- 퇴직이 가까워지면 위험 수준을 낮추는 쪽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세요.
정리
디폴트옵션은 방치된 퇴직연금이 최소한 굴러가게 만든 장치입니다. 지시 없이 6주가 지나면 미리 골라둔 상품으로 운용됩니다.
가장 나쁜 것은 디폴트옵션조차 지정해두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동 운용도 시작되지 않고 돈은 그대로 잠들어 있습니다.
오늘 퇴직연금 앱에 한 번 들어가 보세요. 지정이 돼 있는지, 무엇으로 돼 있는지 확인하는 데 5분이면 충분합니다.
제도 구분이 헷갈리면 DB형 DC형 IRP 차이부터, 세금 혜택은 연금저축과 IRP 세액공제를 보세요. 문의는 고용노동부 상담(국번 없이 1350)입니다.
참고한 자료
- 고용노동부 — 퇴직연금제도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도입됩니다
- 고용노동부 —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도입
- 금융위원회 —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보도자료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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